식사를 마치고 리무진에 올랐다.
에리는 창가에 앉아 말이 없었다.
아까까지만 해도 전투적으로 랍스터를 해치우던 녀석이 지금은 창밖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배가 불러서 졸린가? 아니면….’
왠지 익숙한 옆모습이다.
전생에서 어디서 본 것 같은 모습인데….
‘누구였더라? 전공의 중에….’
나는 에리카의 상태를 추측하며 반대편 창밖을 바라보았다.
리무진이 키비타스 스퀘어를 벗어나 생텀 힐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
그 시각 에리카의 머릿속은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귀족의 별관에서 눈을 떠,
터무니없는 액수의 돈이 오가는 거래를 참관하고,
상상해 본 적도 없는 압도적인 풍요로 배를 채웠다.
오늘 하루 그녀가 겪었던 모든 일들이 꿈만 같았다.
하지만 그런 꿈만 같은 공간에서, 집사장의 ‘자격’에 대한 문답은 그녀를 현실로 돌리기 충분했다.
'타오 아저씨가 왜 그랬는지 이제 알 것 같아.'
홍등가의 명실상부한 지배자, 왕초- 타오 첸.
주먹 하나만으로 그곳을 제패할 순 없다.
밑바닥 인생들이 모인 그곳은 언제나 상상을 초월하는 악의로 가득했으니까.
그렇기에 그런 지역의 한 거리- 홍등가의 주인이 되었다는 것은 그만한 품격과 악의를 갖췄다는 의미다.
그렇기에 에리카는 알고 있었다.
매번 율리안 앞에서 해실해실 웃는 그 아저씨가, 얼마나 영악하고, 교활하고, 필요하다면 잔인해질 수 있는지.
그리고 홍등가 사람들은 기억한다.
한창 폭설이 오던 그날. 왕초가 경고의 의미로 퍼뜨린 어떤 이야기를.
***
이번 겨울, 폭설이 한창이던 시기.
의 중간간부가 연기 골목에서 몰래 마약을 빼돌려 팔던 것이 발각되었다.
여기서 문제는 그가 손댄 마약이 하필 다른 조직의 사업이었다는 것이다.
림버스 핏은 각 거리의 보스들의 밥그릇으로 영역이 나뉜다.
왕초의 ‘스카드 하이에나’는 매춘과 도축 사업을 쥐고 있고, 그래서 홍등가를 지배하고 있다.
그리고 마약은 연기 골목 쪽 조직의 밥그릇이었다.
남의 밥그릇에 손을 대면 손목이 날아간다.
그게 이 시궁창의 규칙이다.
그런 의미에서 중간 간부의 행동은 자칫하면 연기 골목과의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행동이었다.
하지만 왕초는 그 간부를 나무라지 않았다.
오히려 그 간부를 자신의 저녁 식사에 초대했다.
그리고 만찬이 끝날 때쯤, 왕초는 마지막 고기 한 점을 씹으며 무심하게 말했다.
“네가 그놈의 마약 사업에 손을 댄 건 이해할 수 있어. 사람이 살다 보면 욕심이 생길 수도 있지. 나도 그러니까.”
냅킨으로 입을 문지르며 말하는 왕초.
“연기 골목의 주인장과는 이야기 잘해놨어. 그리 큰 문제는 안 될 거야.”
그 말에 간부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살았다, 라는 안도감이 그 얼굴을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왕초의 친절은 거기까지였다.
“하지만 자네, 그 약을 아이들에게 풀려고 했다지?”
“예? 그, 그야 아이들이 푼돈을 꽤 가지고 다니니까… 싼값에 풀어서 중독시키면 장기적인 고객이 될 거라 생각해서… 그리고 원래 옛날에도….”
“하아.”
왕초가 깊은 한숨으로 중간간부의 말을 끊었다.
짜증이 뒤섞인 탄식이었다.
“이봐. 밖에는 지금 폭설이 내리고 있어. 이 눈이 그치면 누가 돌아오는지 아나?”
“누, 누가…”
“…쯧. 몰라도 돼. 자네가 알 필요는 없어.”
친절하던 왕초의 목소리에 짜증이 서렸다.
그가 나이프를 역수로 쥐어, 신경질적으로 테이블을 긁었다.
“그럼 내가 작년에 규칙을 바꾼 건 기억해? 무슨 규칙이었지?”
“이제… 우리는… 아이를… 창관에서 일하지 않게 한다…였습니다. 그게 설령 허드레 일이라도…”
“내가 왜 그런 규칙을 세웠는지 의도는 생각해 본 적 없나?”
“….”
“생각을 해보라고! 왜 그 규칙을 세웠겠냐고! 어? 내가 관리하는 구역에서! 그분이 아이들이 약에 절어 침을 질질 흘리는 꼴을 보시게 된다면… 어? 어! 어!!”
“….”
“네가 날 죽이려 환장했냔 말이다!”
콰악!
왕초의 나이프가 간부의 손등에 박혔다.
“…!”
“끌고 가!”
간부가 비명을 지르기도 전, 그는 나이프를 뽑지도 못하고 끌려갔다.
다음날.
놈은 도축장 입구에 거꾸로 매달린 채 발견되었다.
그 간부가 아이들에게 판 마약으로 벌어들인 금화의 무게만큼 살점이 덜어진 채로.
그리고 며칠 뒤.
폭설이 그치자마자 그 시체는 땅에 묻히지도 못하고, 그대로 톱니바퀴에 갈려나갔다.
조각들은 하수구로 흘려보내져, 묘비조차 남겨지지 않았다.
그날 이후로 림버스 핏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절대적인 규칙이 하나 새겨졌다.
아이는 건들지 마라.
마약이든, 뭐든 간에.
***
에리카는 앞서 언급한 규칙을 너무 잘 알고 있다.
흡혈귀의 사생아라 불리던 자신의 목숨을 살려주던 규칙이니까.
중간 간부가 멍청한 것이지, 홍등가 사람들은 ‘아이는 창관에서 일하지 않는다.’라는 그 규칙의 뉘앙스를 파악하고 있었다.
뭐가 되었든 아이는 건들지 마라.
그렇기에 사람들은 에리카를 불길하다고 여기면서도, 그녀에게 손찌검 이상의 행위는 가하지 않았다.
흡혈귀의 보복이 무서워서?
아니.
홍등가의 주인의 분노가 무서워서였다.
더 나아가, 홍등가의 주인이 두려워하는 미지의 ‘그분’이 두려워서였고.
덕분에 숨어 지내던 에리카는 1년 전부터 그나마 밤에 활동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정작 에리카는 자신을 지켜주는 ‘그분’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다.
며칠 전까지는.
‘그게 선생님이었구나.’
에리카는 지금에서야 모든 조각이 맞춰지는 것을 느꼈다.
왕초가 규칙을 바꾼 게 아니었다.
슈나벨 이사가 규칙을 만들었고, 왕초는 그걸 따랐을 뿐이다.
왜냐고?
단순히 슈나벨 이사가 왕초의 도축장을 이용하는 큰손이어서만은 아닐 것이다.
‘선생님의 하루 수입이면…’
이런 사람이라면, 왕초의 목숨은 쉽게 사버릴 수 있을 테니까.
‘아니, 목숨을 살 필요도 없겠네.’
귀족이면 빈민을 사냥해도 벌금 몇 푼이면 끝이다.
왕초가 아무리 홍등가의 주인이라 해도, 생텀 힐 귀족이 보면 그냥 지나가는 개미에 불과했다.
- 개는 자기 밥그릇에 올라가는 먹이에 의문을 가질 필요가 없다.
왕초가 누누이 하던 그 말의 의미도 이제 이해가 되었다.
어차피 옆에서 숨만 쉬고 있으면 꿀이 떨어진다.
그러나 괜히 욕심을 부렸다가는 다음날 하수구를 유영하는 ‘John Doe’가 되는 수가 있었다.
왜 그 잔혹한 타오 첸이라는 남자가, 이 남자 앞에서는 배를 까뒤집은 강아지처럼 구는지 알 것 같았다.
충성은 공포에서 비롯되는 법.
이들을 이해하고 나서야, 고장 나 있던 현실감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그런 사람이 나를 조수로 삼았다고?’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처음에는 동아줄인 줄 알았다.
시궁창을 벗어날 수 있는 동아줄.
하지만 이제는 그 동아줄이 교수대처럼 보였다.
‘그럼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 거지?’
에리카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갑자기 주어진 권력에 의한 우월감?
그런 건 자신이 제대로 휘두를 수 있을 때나 느낄 수 있는 감각이다.
이건 아이보고 대검을 휘두르라는 꼴이었다.
그리고 그 대검은 잘못 휘두르면, 자신의 몸을 양단할 수도 있었다.
‘내가 실수하면 왕초가 그랬던 것처럼 이 사람도….’
그런 격언이 있다.
황금으로 꼰 밧줄은 목을 매달기에도 좋다.
지금 그녀의 상황을 가장 잘 설명해 주는 격언이었다.
그녀를 끌어올려주는 밧줄은 목을 걸기에 좋은 모양새를 하고 있었으니.
그리고 그 격언대로라면 어쩌면 그녀의 실수에 대한 대가는 도축장 정도로 끝나지 않을 지도 모른다.
아니, 그 이상으로 위험할 수 있다.
높이 날아오른 만큼 더 끔찍한 최후가 기다리기 마련이니.
그런 생각 속에서 숨이 턱 막히던 차였다.
“체하겠구나.”
갑자기 율리안의 목소리가 그녀의 의식에 끼어들었다.
심장이 내려앉는 느낌과 함께, 에리카가 화들짝 고개를 돌렸다.
“뭐, 뭐가요?”
“왜 갑자기 존댓말이니?”
“오, 오늘까지만 할게요. 그래서 무슨 일이신데요?”
“… 표정이 안 좋아서. 너무 급하게 먹는다 싶더니만.”
율리안이 무심하게 창가에 턱을 괴었다.
“다음부턴 천천히 먹어라. 음식은 도망 안 가니까.”
순간, 에리카의 등줄기에 소름이 돋았다.
방금 전까지 떠올렸던, 왕초가 숙청당한 간부에게 했다던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사람이 살다 보면 욕심이 생길 수도 있지.]
주제도 모르고 허겁지겁 랍스터를 탐했던 자신의 모습.
그 추잡한 식욕을, 이 남자는 귀족에게 어울리지 않는 탐욕으로 본 게 아닐까?
에리카는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 죄, 죄송합니다. 다시는… 욕심내지 않겠습니다.”
“… 그렇게까지 반응할 일은 아니었지만.”
에리카는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답했다.
율리안의 그 대꾸는 그녀의 귀에 닿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율리안의 그 평범한 대꾸마저도 자신이 이 공간에 섞이지 못했다는 경고로 들려왔다.
그리고 언제든 폐기될 수 있다는 공포가, 심장을 옥죄여 왔다.
그때였다.
난데없이 그녀의 의식의 틈에, 율리안이 끼어든 것은.
“생각해 보면 나도 예전에 그런 적이 있었어.”
“네…?”
율리안의 시선은 여전히 창밖으로 향해 있었다.
하나 둘 켜지기 시작하는 생텀힐의 가스등들.
그 은은한 조명이, 율리안의 얼굴에 그림자를 만들어냈다.
“나는 이 가문의 양자야.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한때는 가문의 이물질이었던 때도 있었지.”
에리카의 눈이 커졌다.
상상도 못 한 말이었다.
저택에서 받는 대우나, 식당에서 집사장이 보인 태도만 보면 친자식이라고 밖에 상상할 수 없었는데.
“다들 우아하게 웃고 떠드는데, 나만 붕 뜬 것 같고. 당장이라도 내 자리를 누군가 대체할 수 있을 것 같고.”
율리안이 피식 웃으며 에리카 쪽을 돌아보았다.
“이런 고급스러운 차에 처음 탔을 때, 나도 숨이 턱 막혔어.”
“선… 선생님도 그런 경험이 있었군요.”
“그럼. 굴러들어 온 돌의 서러움을 어떻게 모르겠니.”
율리안이 어깨를 으쓱했다.
그의 회색 눈동자에는 장난기 어린, 하지만 어딘가 씁쓸한 빛이 서려 있었다.
“그럴수록 네가 왜 여기에 있어야 하는 이유를 알려주는 사람이 필요하더라고.”
“….”
율리안이 창틀에 손가락을 톡톡 두드렸다.
“자기가 왜 여기 있는지 모르면, 금방 지치더라고. 주변 눈치 보다가 닳아 없어지거든.”
에리카는 입술을 깨물었다.
정확히 지금 자신의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확실하게 해 두자.”
율리안의 반개한 눈이 에리카를 바라보았다.
따뜻하면서도 어딘가, 그리움이 느껴지는 눈빛이었다.
“너는 네가 왜 내 조수가 되었다고 생각해?”
“어… 그 몸속에서 이상한 기운을 느낄 수 있어서요?”
“맞아. 그것도 하나의 이유지.”
율리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손가락을 하나 펼치더니, 이어서 두 번째 손가락을 펼쳤다.
“하지만 다른 이유도 있어. 너는 림버스 핏에서 살아남았잖아.”
“그게 왜….”
“높은 곳에만 있으면 발밑이 안 보이거든.”
“….”
“발밑을 모르면, 언젠가 미끄러지기 마련이야.”
율리안이 얕은 하품을 뱉었다.
“나는 내 발이 어디를 딛고 있는지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서 말이야.”
에리카는 그 말을 곱씹었다.
발밑을 본다. 그건 알겠다.
하지만 왜 하필 자신인가?
“…그래서 제가 필요한 건가요?”
입 밖으로 나온 말에 에리카 자신도 놀랐다.
율리안이 고개를 돌렸다.
반쯤 감긴 눈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발밑을 보려면, 발밑에서 자란 눈이 필요하거든.”
담담한 목소리로 대꾸하는 율리안.
“생텀 힐에서 자란 눈으로는 림버스 핏이 안 보여. 왕초도 마찬가지야. 그 사람은 이미 너무 올라와 버렸거든.”
율리안이 다시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넌 달라. 넌 거기서 살아남았잖아.”
에리카는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자신이 거기서 자란 것.
도축장 바닥에서 피를 핥으며 연명했던 것.
쥐불 옆에서 떨며 밤을 새웠던 것.
그 모든 치욕스러운 과거가, 이 사람에게는 가치가 있다는 말인가?
“… 그게 쓸모가 있어요?”
“당연하지.”
율리안이 피식 웃었다.
“Without you, our clinic won’t run anymore. And you’re more than valuable enough on your own. You found malaria in that patient last time, didn’t you? Do you think Wangcho could have done that?”
Erika couldn’t answer.
Something hot surged up from one corner of her chest.
Until now, her very existence had always been a curse.
A vampire’s bastard child. A monster that craved blood. Something unclean.
An existence that shouldn’t be. An existence that ought to disappear.
But this man denied all of that.
He said it wasn’t an illness, but a talent.
He said it wasn’t out of pity or sympathy, but because she was needed.
‘Ah.’
Only then did she understand what the old butler had meant.
Those words had not been a test of her qualifications.
[If the clothes are too big, you need only grow until they fit.]
[You need only keep trying until they suit you.]
It meant it was all right if they did not suit her right now,
and that she only had to try until they did.
And it also meant that she had the right to make that effort.
“…I understand.”
Erika spoke softly.
“I just need to watch the ground at your feet in your place, right?”
Yulian looked at her for a moment.
Then he shrugged.
“Right. So I’ll give you your second task.”
Yulian pointed at her.
“Don’t suddenly start using polite speech and trying to read my mood. What I want is a partner. Not a servant.”
In that instant, Erika’s heart pounded.
She had been acknowledged.
To her, who had nothing at all, this enormous being had granted qualification.
The weight of it was so heavy, and at the same time so warm, that Erika unconsciously bit down hard on her lip.
“…Yes. No, got it.”
Erika forced out her usual way of speaking.
She couldn’t hide the faint tremor at the end of her voice, but that was something she could fix gradually.
“If you fall, I’ll be the first to catch you, Doctor. I know the floors of Limbus Pit even with my eyes closed.”
“Good. That’s more like it.”
Yulian gave a faint laugh.
Then, leaning against the window and closing his eyes, he murmured quietly.
“Whenever you start doubting why you’re here, tell me. I’ll remind you anytime.”
Before long, Yulian crossed his arms and tried to sleep.
Silence settled over the limousine.
Erika quietly looked out the window.
The distant sky above the smog was still beyond even her imagination.
She didn’t know whether someone like her even dared fly anywhere near such a place. Much less whether she was allowed to covet it.
But she was no longer afraid.
Because she felt she now understood what this man wanted from her.
The moment she came to understand, and the moment she was understood, it was no longer something to fear.
***
Overcome by the drowsiness that came after eating, I closed my eyes in the car and thought.
‘Why was she worrying over something like that?’
I’d thought Eri looked intimidated, and when I talked to her, it turned out she really was.
No wonder she hadn’t been eating with much enthusiasm, unlike when we first entered the buffet.
‘I knew I’d seen that somewhere.’
It was exactly like the symptoms I’d experienced back when I was a medical student and a resident.
In slang, we called it altitude sickness. It was a symptom that appeared when the world you lived in suddenly changed.
Not that the world you lived in actually changed. It was just that the people around you were so outstanding that you shrank back.
Especially when I joined those ranks right after the CSAT, I felt so incredibly insignificant.
‘Or not? Was that just me?’
Maybe it was worse for me because I came from a poor background.
And when those thoughts grew severe, they manifested as what was called “imposter syndrome.”
It was a symptom that appeared especially often among residents and graduate students.
—Who am I? Where am I?
It was a symptom that could roughly be summed up in that one sentence.
You grew anxious thinking you were deceiving others, and felt you were being evaluated more highly than your actual ability.
‘Then you start wanting to run away before you cause a huge accident and your lack of ability gets exposed.’
There was a reason the protagonist of a misunderstanding story set escape as their goal.
If this imposter syndrome wasn’t dealt with promptly, it spiraled further and further into a vicious cycle.
Everyone else seemed to handle things with ease, while you, a one-trick protagonist running on pure luck, felt you could never do the same.
Because you couldn’t trust your own ability, you really did start making more mistakes no matter what you did,
and the more that happened, the more unnecessary effort you put in, which instead lowered your work efficiency,
until eventually you burned out and tried to avoid work altogether.
‘There was a resident who ran away because of that.’
In my previous life, when I was a fellow, a resident entered the surgery department.
He thought he’d gotten into surgery because he was lucky, and then he started making more and more mistakes.
I saw my own chick days in him, so I often looked after him from the side.
And then what do you know? One day, the bastard suddenly ran off without even contacting anyone.
Memories came flooding back of chasing him all the way to Tsushima, buying him sushi there, and seating him back in the operating room.
Chunsik.
Are you still alive and well?
…Now that I think about it, to him, I must have been the Magic Tower Lord trying to put a leash on him.
Wow! Chunsik’s misunderstanding story! The end!
Enough digression.
‘Phew. It’s not like I can go chasing runaways here, too.’
Maybe the Erika of the original story had a runaway event.
But I don’t want to experience that.
Because I only want to make use of the advantages of a misunderstanding story, not reenact the original.
And for that, I need to constantly remind Erika that she’s here not because of luck, but because of her ability.
In short, if Joker, Batman, or Two-Face live next door, I need to keep telling her that she at least qualifies as Scarecrow.
‘Eri. You really are on that level.’
You’re as precious as insulin, colchicine, and quinine.
A mage’s talent isn’t that common, you know.
Roughly speaking, you’re about the equivalent of a hospital’s latest MRI machine.
In that sense, I couldn’t understand Erika’s reaction.
‘Well, if this is a characteristic of misunderstanding stories, then I suppose it is.’
Misunderstanding-story trope.
There’s always an unpolished gem nearby who thinks too little of their own worth.
Such a child exists so the protagonist can discover them and live life on easy mode. That was the narrative plausibility behind it.
Thinking of it that way, this much lip service was no problem at all for me.
Isn’t it the protagonist’s duty to polish a raw stone into a jewel?
‘She was so intimidated today that she didn’t even eat much.’
I thought I should take her to a buffet again next time and feed her heaps and heaps.
Or maybe it would be nice to rent out an entire restaurant so she could eat without worrying about anyone else.
*
Before long, the limousine’s engine vibration gently died down.
When the car stopped, Erika, who had briefly given herself over to sleepiness, opened her eyes.
A grand mansion came into view.
The limousine door opened.
Yulian got out first, and Erika followed behind him.
Then, as she followed Yulian walking toward the mansion, she murmured softly.
“…Thank you.”
Yulian did not hear.
No, even if he had, he would likely have brushed it off as nothing.
That night.
For the first time, Erika fell asleep in the annex without nightmares.
The down comforter was unbelievably soft.